Katabasis – R.F. Kuang

R.F. 쿠앙 Kuang의 소설 카타바시스 Katabasis를 읽었다. 제목은 그리스어로 내려가기, 저승으로의 여행을 의미한다.

지옥의 8궁은 산 자들의 세계를 반영한다. 거의 모든 고대의 신화들이 이 원리로 통합된다. 그래서 많은 고대의 의식들이 지옥에서도 삶의 패턴이 이어지듯 행해졌다. 애도하는 사람들은 죽은 이의 혀밑에 동전을 노자돈으로 넣었고, 아끼던 동물과 보물을 함께 매장했다. 망자는 삶에서 떨어져나감으로 방향을 잃는다. 지옥은 익숙한 환경을 닮아야서 그가 나아갈 수 있다.

지도교수를 잃은 두 대학원생이 논문통과와 향후 진로를 위하여 그를 찾으러 지옥으로 간다..는 것이 도입부. 망각의 강 레테, 7가지 죄와 8계층 등 단테를 비롯한 문헌과 민화, 전설에 관한 연구는 당연히.

제이컵 그라임스 교수가 목숨을 잃은 것은 소름끼치는 사고였다. 보기에 따라서 그의 잘못이므로 도덕적인 의무감, 그리고 그라임스 교수가 없이는 위원장이 없고, 위원장이 없이는 논문 심사, 졸업, 분석마법학의 교수직에 지원할 수 없다는 이기적인 이유로 앨리스는 염라대왕에게 빌어 그 목숨을 찾아와야 했다.

분석마법학의 권위자 그라임스 교수가 아니면 누가 논문을 심사할 것이며 급하게 다른 지도교수를 찾을수 없다는 것이 부연설명. 소설 속의 마법은 자연법칙을 속이는 일. 모순이나 패러독스, 논리학과 수학이 등장한다. 그리고 분필.

분필은 분석마법학의 기초다. 쓰기 쉽고, 실수를 고치기도 쉽다. 수백만 년 전에 죽은 고대의 해양생물들의 조각들이 압축되어 생성된 석회석으로 만들어졌으니 마법 표현의 증명이라는 아직도 신비스러운 특성을 가진다.

고금의 문헌을 연구해 준비한 앨리스 앞에 나타난 피터. 같은 처지와 동기 그리고 고집에 두 사람은 오망성을 그려 지옥으로 향한다.

망자의 영혼, 학교를 닮은 풍경들, 떼지어 다니는 뼈다귀 물건들. 그라임스 교수를 찾는 일은 간단하지 않고 앨리스는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고 고민한다. 노력하지 않는듯한 천재 피터,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말없이 사라지곤 하고 아는척 않고 지나치기도 하고. 그런 감정은 불확실한 화자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상반된 감정과 기억들, 유감과 후회.

첫학기 동안 피터 머독은 있어야할 때와 장소에 결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강의마다 지각, 필수연습 결석, 그라임스 교수가 둘 다 기대할때 연구실에 있는일이 드물었다. 그의 행동에는 패턴도 설명도 없었다. 몇 주간 무시하다가 갑자기 훌륭한 연구 제안서를 갖고 나타났다. 오후에 차를 마시며 저녁 식사 계획에 열을 올리고는 몇 시간 후 나타나지 않았다.

비밀의 마법실험을 통해 잊지 않는 기억력을 가졌지만, 정보량이 넘처 앨리스는 오히려 혼란스럽다. 예측하기 어려운 지옥 여행과 우여곡절을 통해 공백과 그늘이 차차 드러난다. 알고보면 교수의 죄가 8할에 오해와 솔직하지 못한 젊음이 2할,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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