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구아다니노 Luca Guadagnino의 영화는 밀라노의 저택에서 시작한다. 늙고 병들었으나 아직 쾌활한 백발의 에도아르도 시니어의 은퇴를 알리는 만찬. 준비하는 손길이 바쁜 실내는 눈이 내리는 바깥과 달리 부산하다.
감독 구아다니노는 팬의 꿈을 이룬 셈이랄까, 20년 전 이미 스타였던 틸다 스윈튼을 만났을때 그는 학생이었다. 버로우즈의 책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제의에 왜 답이 없냐는 말로 인상을 남긴 모양이다. 아이 엠 러브 Io Sono L’Amore가 세번째 영화다.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영화는 한편으로 아리아 없는 오페라 같다. 장중한 음악과 세밀한 묘사, 아름다운 사람들과 무대. 가족의 단합과 화목은 위기와 전환을 맞고 엠마는 의무감과 자신의 감정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 관습과 터부, 비밀과 배신감. 말이 많지 않은 영화가 담으려는 고독과 사랑. 일상과 세월에 잊었던 그 무엇. 당신을 위한 요리는 무엇일까.
이태리의 부유한 집안 레키 Recchi家의 쇠락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대갓집 며느리 바람나고 집나갔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