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서린 애디슨의 까마귀의 천사 The Angel of the Crows는 팬픽/윙픽이다. 팬픽션 가운데 날개달린 인물이 나오면 윙픽이라나. 천사와 악마, 흡혈귀 그리고 살인사건이 있는 셜록 홈즈 팬픽.
19세기 런던,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다 부상당한 도일. 룸메이트를 구하는 처지에 지인을 만난다, 그리고..
스탬포드가 나를 데려간 곳은 화학연구실. 텅빈 방 뒤편 작업대에 몸을 숙인 남자가 있었다. 우리가 들어가자 몸을 폈는데 내게 든 생각은, 왜 여기서 코트를 입고 있을까? 였다. 그가 우리쪽으로 돌아보자 그 코트가 주위에서 팔락이며 살짝 펼쳤다 접혔고, 그제서야 코트가 아니라 까마귀처럼 새까만 두 날개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자가 아니라 천사였다.
홈즈 역할은 천사 크로우, 왓슨은 도일. 레스트레이드는 다른 경찰들과 등장한다. 이 천사는 종교적 의미가 아니라 날개가 있는 존재. 곳곳에 이 천사들이 있는 런던이 무대. 흡혈귀, 악마 등 오컬트적 존재들이 등장한다. 나름의 사연이 있는 왓슨은 별난 크로우와의 동거를 시작하고, 그가 맡는 사건들에 관여하게 된다.
내가 “좋아”라고 말하려할때 그가 깃털을 펄럭거리며 제지했다.
“잠깐–서로의 단점을 먼저 알아야하지 않을까. 나는 잠을 자지 않아, 그래서 귀찮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 가끔 하루이틀 아무 말도 않을때가 있어. 자네 탓이 아닐것이고, 곧 회복할거야. 나는 음악을 싫어해.”
“음악? 천사들은 서로 노래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홈즈 소설들을 읽은 것은 오래 전이지만 그 사건들을 조금 다르게 풀어내어 읽는 재미가 있다. 독특한 천사 크로우와 윤리감과 가치, 예의에 충실한 도일이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가까와진다. 관찰력이 탁월하지만 인간미가 떨어지는 천사 크로우의 배려가 세심하달까, 두 주인공의 관계가 흥미로운 부분.
“도일!” 나를 보고 반기는 존재가 세상에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화이트채플 살인자에 대한 이론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더라도. 경시청에서는 아무도 들으려하지 않아 화가 나있었다.–“이제 익숙해질 만도 한데. 그들은 내가 옳다는 것이 증명되지 전에 말을 들은 적이 없으니까.”
부족하고 필요한 각자가 일방적인 의존관계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곳에서 만나는 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