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고 촌스러운 박흥용의 새 작품은 표지와 내지가 파아랗다. 서늘한 포플러 눈썹.
_ _. ._ …_ .._은 ‘소리’다. 1969년 시골을 그려낸 도구는 펜과 붓이 아니라 포토샵. 가로수와 전봇대, 스피꾸, 악동들의 깜장 고무신이 그려진다. 박흥용의 위력은 활자를 넘어서는 선과 색에 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손님이 오는 거야. 이 우산은 연인이 함께 쓸 수 있는데 이 손님은 꼭 혼자서만 쓰고 오는 거야. 나를 향해 말이지.
이 우산 속 손님의 이름은 ‘싱숭생숭’이다.
예쁜 하드커버인데, 제본은 좀 아쉽다. 길을 잘 들여야 튿어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