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気人形 – 是枝 裕和

공기인형 空気人形은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전작 ‘아무도 모른다’를 본 적이 있다. 우연히 영화제를 오랜만에 가서 보게 되었다, 막상 영화를 이야기한 사람은 표를 구하지 못했지만. 예매 매진 후 1시간 반 가량 기다려서 200석 채 안되는 작은 화면으로 보았다.

air doll

신의 형상을 따 인간을 빚어냈다고도 한다. 인간을 따 만든 것들은 꼭 고귀한 일에만 쓰이지는 않는다.

실패하고 부서진 사람들이 파편처럼 흩어져 사는 도시. 대도시에서 개인은 타인과의 관계나 결속이 없이도, 생존에 필요한 것만 갖고도 산다. 그럴까?

마음을 갖게 된 인형이 다녀도 이상하지 않은 동네, 어디에 있을까? 홀씨, 햇살, 거품, 공기.. 찰나적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소재의 어두움은 지워지지 않는다. 생명을 몰랐던 인형의 사랑이야기라면 달콤했겠지만, 피노키오는 아니다. 훤칠한 오다기리 조가 앞치마를 입고 맞아주더라도, 목각인형 아닌 공기인형은 천사가 될 운명은 아니었던게다. 자식과 애인의 차이든 자연목과 합성수지의 차이든 노조미를 맞았던 히데오는 상관하지 않았을지도.

배두나의 약간 어색한 일본어가 자연스러운 역할이다. 화면이 꽤 예쁘고 음악도 아름답다. 세상의 끝 여자친구1인밴드 이름을 땄다는 것도 다 알려진 이야기. 판자집과 고층빌딩, 강 하나 사이의 대조는 강렬하다. 강 너머 보이는 그 공터는 서울 어디와 얼마나 다를까?

온기없는 대용품 공기인형의 사건을 통해 보는 인간조건, 도시의 파손된 군상.

2 thoughts on “空気人形 – 是枝 裕和

  1. 저도 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 본 영화예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좋아하기도 하고…… 이 글 읽으니 더 보고 싶네요.

  2. 끝나고 나오자니 문답하러 감독이 들어가더군요.
    작은 화면도 비교적 괜찮은 영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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