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사용후기 – 한윤형

상식인을 위한 역사전쟁 관전기. 관전기라는 말은 그 싸움에서 한발짝 비켜 거리를 두고 보자는 이야기다. 그래서 뉴라이트민족주의자 양쪽을 다 비판할 생각이라고 한윤형은 머리말에서 밝힌다.

뉴라이트라는 세력의 등장과 ‘대안 교과서’ 자체가 정치적인 사건이고 정권과도 관련이 있다. ‘자학사관’을 고치고 ‘국가 브랜드’를 제고하겠다는 사람들 아닌가.

대안교과서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읽어보면 맞는 이야기도 있고, 논리적인 모순도 발견된다는 얘기다. 그러면 가치있는 교과서인가? 그리고 이와 함께 기존 교과서에 대한 검열과 수정요구 등 정치적인 논란은 어떻게 볼 것인가.

과거사진상규명이나 친일파의 정의에 대한 비판은 좋다. 그 의의는 부당하게 묻히고 잊혀진 현대사의 희생을 인정하자는 것이 아닐까? 참여정부의 활동을 중단하고 되돌리려는 주장오히려 왜 그런 일이 필요했나를 생각해보게 한다.

뉴라이트, ‘이승만, 박정희 옹호 + 김대중, 노무현 부정’에 논리적, 학술적 기반을 만드려는 시도 이상이 될 수 있을까.

뉴라이트와 민족주의, 속죄론과 숙청론. 빨갱이 對 친일 독재 수구세력 이라는 닮은 꼴 흑백론이 재미있는데, 양비론은 아니다. 신탁찬반운동과 정통성 논쟁을 통해 탈민족주의적인 시각과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민주주의 문제를, 강자들의 입장이 반영된 법을 약자들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식의 배배 꼬인 ‘법치주의'(?) 논리로 치환하여 판단하는 한국의 지배계급은 사회통합을 위해 자신들이 어떤 부분에서는 양보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불만 있으면 북한으로 가라’라는 것이 언제나 그들이 하는 말이지만, 북한과의 체제경쟁이라는 문맥을 전혀 모르는 젊은 세대들과 이민자들에게도 구런 수사를 들이미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까? 그러나 그 한심함이 우리의 처지임을 인정하면서 출발해야 한다. ‘민족’ 담론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주조하던 ‘좋은 시절’을 지나 우리가 다른 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민족주의 비판을 이런 문맥에서 바라본다면 뉴라이트가 밉다고 ‘탈민족주의’를 무시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 삼간 다 태우는 격”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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