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의 길

장농면허를 들고 미국 고속도로에 얼떨떨했던 내게 선배님은 이렇게 말했다.
“길에 나왔으면 얼른 사라져야 하는거야.”

공터나 사유지가 아닌 길은 남들과 함께 쓰는 것이다. 불필요하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딱지도 떼여보고 사고도 겪어보고 그러다 보니 뭔가 묘하게 눈에 띄는 일들이 있다. 일반적인 현상인지 특이한 일화인지 모르지만 호기심을 나누어 보고싶다.

1. 엄마처럼 똑바로 걷지못해!
적지 않은 차들이 앞으로 가는 것보다 옆으로 가는데 관심이 많다. 텅빈 차선을 놓아두고 왼편으로 옮겨 길을 막는 까닭이 궁금하다. 교차로가 있어 좌회전을 하는 것도 아니고.

2. 구슬치기 혹은 반동을 살리는 탄력?
고속도로를 뜨기 전, 꼭 1차선까지 가서 다시 오른편으로 옮기는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들. 우향우 전에는 좌향좌, 균형감각의 발현인가?

3. 값비싼 유럽차에도 작동하지 않는 기능이 있다.
이름하여 방향지시등, 혹은 깜박이. 전세계를 테러열풍으로 몰고난 여파로 ‘내 가는 길을 알리지 말라’라는 21세기 철학의 실천이라는 설이 있다.

4. 내맘대로 내킬때까지.
3번에 해당하는 차종은 아닌 경우가 보통이다. 방향은 경고를 하되, 이게 언제가 될지 모른다. 몇분간 깜박깜박 거리다가 어느 순간 차선을 바꾼다. 허허실실?

and the optional courtesy package? :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