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ow the sea, 비오는 밤에는

아는 분의 아이가 멀리 떨어진,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합격을 했다. 알게 모르게 벌어지는 차별과 벽에 은근히 고생을 했었는데. 그 와중도 용기를 잃지 않고 꿈을 키웠나 보다. 좋다는 학교이긴 하지만, 먼 곳으로 선뜻 보내기도 마음먹기 쉬운 일은 아니어서. 학비도 부담이 되니 장학금이나 보조가 없으면 어렵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그 학교에서 그 것까지 승낙을 했나 보다.

좋은 일인데, 열 너댓 꼬마를 혼자 반대편으로 보내기가 쉬운가. 나같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지만 이런저런 고민이 많으신 모양이다. 임시라고 학교 부근으로 옮겨볼 생각도 하고 계시다.

해서 말씀드렸다, 해도 좋은 걱정이라고. 편하게 집 가까이 학교를 다닐 수도 있지만 다른 것을 찾을 마음이, 욕심이 있는게 소중한 일이니까. 그런 욕구와 갈증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으니까, 일찍부터 원하는 일을 찾기가 쉽지 않으니까. (스스로 찾을 수 없는 허황된 물욕은 논외)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는 아들과 우산 장사를 하는 아들을 둔 어머니 얘기는 한번 쯤 들어봤을게다. 아마 어느 선생님이 졸음에 지친 교실에서 들려주었을텐데. 그 근원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삶에 대한 자세 – 낙관과 비관. 때로는 달걀을 몰아담지 않는 투자의 지혜 (-ㅅ-); 같은 교훈을 설파하는 데에도 쓰이는 얘기다.

해도 좋은 걱정과 하지 않아도 좋을 걱정이 있는걸까? 해 놓고 보니 참 어설픈 말이다. worrying is like a rocking chair, it gives you something to do, but it gets you nowhere. 라는 말은 있지만.

마음에 근심이 되는 일이면 그 만큼 마음을 차지하는 일이 아닐까. 어느 쪽도 당연하게 여겨 걱정을 않을 수가 있다면 그 어머니가 왜 그런 걱정을 할까. (다른 걱정을 할 수도 있을터 :p)

어찌할 수 없는 일에 걱정을 하고, 마음을 쓰는 것이 쓸데 없기도 하지만. 그런 걱정을 떨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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